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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 당신은 과거 약혼자의 결혼식에서 요리사들이 식사를 준비하는 모습을 채광창으로 내려다보고 있다.

과거 약혼자? 결혼식?? 요리사??? 이게 무슨 말이지? 과거에 약혼을 했었는데 파혼했고, 그 사람은 다른 사람과 결혼식을 올리는데, 내가 그 결혼식에 초대받았다는 이야기인가? 그렇다면 저 약혼자의 옆자리에 내가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겠네.. 무엇보다 요리사들 너무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듯 ㅋㅋ 사람들 음식 해 먹이는 건 쉬운 일이 아니야

021 과거 고등학교 시절, 지금의 당신 삶을 바꿀 수 있는 일이 생긴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운 좋게 수시로 명문대 합격... 그렇다면 그렇게 쉽게 대학교를 포기하지 않았겠지. 사실 잘 모르겠다. 과거로 돌아간다는 생각을 해 본적이 단 한번도 없다. 더군다나 고등학교??? 그냥 죽는게 낫지. 한국 같은 나라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면 삶을 바꿀 수 있는 일 따위는 일어나지 않는다.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생각할 기회와 시간을 주지 않으니까.

020 최근에 할 말이 전혀 생각나지 않았던 순간이 언제였는지 설명하라. 혹시 대화를 이끄는 게 힘들었기 때문인가? 아니면 단지 머릿속이 텅빈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인가?

결혼을 앞둔 친구가 내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그 남자와 왜 같이 살 생각을 했는지 나에게 조곤조곤 말하기 시작했다. "그 사람은 여자가 임신하면 보수도 적게 받고 진급도 당연히 안된다고 생각해. 임신하면 회사 쉬어야 하니까 그만큼 능력이 떨어진다는 거지. 나도 그 생각이 잘못됐다는 건 알아. 내가 계속 얘기해서 그 사람 생각이 바뀌도록 해야지. 근데 그건 그 사람이 살아온 배경이나 교육이 그런 거니까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잖아? 그래도 자기 가족한테는 잘하는 사람이니까 아마 괜찮을 거 같아. 그 사람 아버지가 집안일 다 한다고 하더라고. 그거 보면 그 사람도 집안일은 잘 도와주겠지? 그리고 생각이 쭉 평행선인 채로 사는 게 뭐 그렇게 나빠? 무엇보다 내가 하는 일에 아무 간섭을 안 하니까 나는 편할 거..

019 1932년 아르헨티나를 배경으로 짧은 이야기를 써보라. 단, 이야기 속에서 찻잔 하나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아르헨티나 하면 마르타 아르게리치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아르헨티나에 대해 아는 게 하나도 없다. 옛날에는 잘 살았는데(60년대?) 뭐가 잘못되었는지 나라가 거의 폭망 했다는 정도의 인상... (아니 이것은 곧 한국에서 일어날 일일지도?) 답답해서 구글에 "아르헨티나 1932년"을 입력했더니, 나처럼 [글쓰기 좋은 질문 642]를 쓰고 계신 블로거의 글이 나왔다. 일본군과 독일군 장교가 아르헨티나에서 만나 비밀 친서를 주고받고 찻잔은 조선 찻잔이 최고라며 칭찬했더니 일본군 장교가 화를 내며 돌아갔다는 내용이었다. 와... 이런 글이.... 와.... 역시 인터넷의 세계는 놀라워.... 모종의 힌트는 얻었다. 당시의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는 알아야 할 것이고, 아르헨티나라는 장소는 내 이야기에서 어..

018 어린 시절 동네에 있었던 나무들의 이름을 지어라

어린 시절 동네에 나무들이 있었나? 나는 전봇대밖에 기억이 안나. 집 뒤에 산이 하나 있었는데도 나무나 풀, 꽃에 전혀 관심을 갖지 않았어. 자연에서 치유를 받는다, 이런 것을 아예 경험하지 못했어. 이름이란 것도 애정이 있어야 지을 수 있는거야. 나무들은 그냥 나무면 족해... 금목서란 나무는 최근에 알게 되었는데, 이쁘더라. 향도 좋고. 그냥 좋은 나무는 다 금목서로 명명 ㅎㅎㅎ

017 폭풍으로 삼촌의 헛간이 부서지고 여섯 살 난 조카가 목숨을 잃었다. 폭풍이 휩쓸기 전 하늘의 색깔을 묘사하라

폭풍 暴風: 매우 세차게 부는 바람 태풍 颱風: 북태평양 서남부에서 발생하여 아시아 대륙 동부로 불어오는, 폭풍우를 수반한 맹렬한 열대 저기압 폭풍 전의 고요: 무슨 변이 터지기 전에 잠깐 동안 고요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뭉게 구름이 잘 어울리는 새파란 하늘이었다. 너무 어렵다...

016 작동법을 전혀 모를 것 같은 미래의 전자기기

70대 분들이 스마트폰에서 뭘 누르는 걸 겁내 하고 뭘 눌러야 할지 헤매는 걸 볼 때마다, 내가 70대가 되었을 때도 분명 어떤 전자기기가 나를 애먹이겠지 싶은데... 그러고보면 스마트폰은 작동법의 문제라기보다는 UX의 문제일 수도... 지금의 생활을 더 편리하게 해 줄 전자기기가 나타날까? 그냥 여기서 좀 멈추면 안되나? 러다이트 운동처럼 모든 전자기기를 깨부수자!

014 당신이 마치 책 속의 인물인 것처럼 자신의 외모와 성격을 3인칭 시점으로 묘사하라

그녀는 갸름한 얼굴에 쌍꺼풀이 없는 눈, 낮지만 오뚝한 코, 그리고 조금 튀어나온 입을 갖고 있다. 옆모습을 보면 턱이 돌출되어 보인다. 오른쪽 뺨 코 근처에는 점을 뺀 자국 같은 것이 있다. 얼굴이 작은 편이라서 육중한 몸이 그렇게 부각되어 보이지 않는다. 가슴이 커서 사람들의 시선이 어깨 아래에 꽂히는 것이 싫다. 코끼리 같은 두꺼운 허벅지와 종아리를 가지고 있다. 엉덩이도 큰 편이라 바지를 입을 때마다 부담스럽다. 상냥한 편이지만 가끔 진절머리가 날 정도로 사람이 싫어진다. 무식하고 주제 파악, 상황 파악이 제대로 안 되는 사람을 보고 있는 게 너무 괴롭다.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는 인간을 경멸한다. 그럴 거면 차라리 말을 하지 말지. 하지만 그 사람이 정말 그 말에 진심이 담겨 있는지 아닌지는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