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좋은 질문 642

019 1932년 아르헨티나를 배경으로 짧은 이야기를 써보라. 단, 이야기 속에서 찻잔 하나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방탕^방랑 2022. 10. 10. 17:43

아르헨티나 하면 마르타 아르게리치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아르헨티나에 대해 아는 게 하나도 없다. 옛날에는 잘 살았는데(60년대?) 뭐가 잘못되었는지 나라가 거의 폭망 했다는 정도의 인상... (아니 이것은 곧 한국에서 일어날 일일지도?)

답답해서 구글에 "아르헨티나 1932년"을 입력했더니, 나처럼 [글쓰기 좋은 질문 642]를 쓰고 계신 블로거의 글이 나왔다. 일본군과 독일군 장교가 아르헨티나에서 만나 비밀 친서를 주고받고 찻잔은 조선 찻잔이 최고라며 칭찬했더니 일본군 장교가 화를 내며 돌아갔다는 내용이었다. 와... 이런 글이.... 와.... 역시 인터넷의 세계는 놀라워....

모종의 힌트는 얻었다. 당시의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는 알아야 할 것이고, 아르헨티나라는 장소는 내 이야기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 건지... 그러나 가 본 적도 없고, 갈 예정도 없는 곳에 대해 글을 쓰는 게 여간 괴로운 것이 아니구나... 

다시 마음을 다 잡고 구글의 세계로 풍덩. 1932년 아르헨티나는 정치적으로 격동의 시기였나 보다. 부정선거나 다름없는 무늬만 민주인 선거를 통해 군부 출신의 대통령이 나왔다고 한다. 아이고 머리야... 

 

1932년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아구스틴 후스토는 차를 대단히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허구입니다) 돈보다 고급 차로 로비를 하는 게 더 잘 먹힌다는 것을 알게 된 구엘리트 세력들은 후스토의 환심을 사기 위해 고급 차를 구하러 혈안이 되었다. 더 가관인 것은 이 후스토란 인간은 그 차와 어울리는 찻잔이 없으면 차를 제대로 음미할 수 없다는 똥고집을 부렸다. 그래서 항상 그가 좋아할 만한 차와 찻잔을 여러 개 준비해야 했다. 이 인간의 변덕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다. A차에는 분명 A찻잔이라며 대단한 법칙이라도 발견한 양 호들갑을 떨더니, 며칠 후 자기가 한 말은 전혀 기억해 내지 못하고 A차-A찻잔을 내온 비서를 호되게 혼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떤 차에도 어울리는 찻잔 하나가 나타났다. 후스토의 최애 찻잔이 나타난 것이다. 차와 찻잔은 항상 달라야 한다는 개똥철학을 버리고 단 하나의 찻잔으로 세상의 모든 맛있는 차를 음미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후스토의 찻잔이 깨졌다. 애지중지하던 찻잔이 깨지자 시름시름 앓기 시작하더니 전신마비가 왔다. 

 

민주주의에 헌실 할 생각이 없는 정치인에게 이 정도 악의는 괜찮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