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좋은 질문 642
020 최근에 할 말이 전혀 생각나지 않았던 순간이 언제였는지 설명하라. 혹시 대화를 이끄는 게 힘들었기 때문인가? 아니면 단지 머릿속이 텅빈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인가?
방탕^방랑
2022. 10. 11. 21:16
결혼을 앞둔 친구가 내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그 남자와 왜 같이 살 생각을 했는지 나에게 조곤조곤 말하기 시작했다.
"그 사람은 여자가 임신하면 보수도 적게 받고 진급도 당연히 안된다고 생각해. 임신하면 회사 쉬어야 하니까 그만큼 능력이 떨어진다는 거지. 나도 그 생각이 잘못됐다는 건 알아. 내가 계속 얘기해서 그 사람 생각이 바뀌도록 해야지. 근데 그건 그 사람이 살아온 배경이나 교육이 그런 거니까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잖아? 그래도 자기 가족한테는 잘하는 사람이니까 아마 괜찮을 거 같아. 그 사람 아버지가 집안일 다 한다고 하더라고. 그거 보면 그 사람도 집안일은 잘 도와주겠지? 그리고 생각이 쭉 평행선인 채로 사는 게 뭐 그렇게 나빠? 무엇보다 내가 하는 일에 아무 간섭을 안 하니까 나는 편할 거 같아. 그리고 돈을 쉽게 벌잖아. 나도 그렇게 쉽게 벌고 싶은데. 또 남에게 관심이 아예 없어. 그냥 자기 혼자서도 살 수 있는 사람이야. 나도 그 사람처럼 되고 싶어. 그래도 남에게 관심 없는 거 치고는 친구도 몇 명 있고 하니까 그렇게 이상한 사람은 아니겠지."
이 말을 듣고 할 말이 생각나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