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좋은 질문 642

010 오래전에 연락이 끊긴 룸메이트

방탕^방랑 2022. 1. 27. 17:41

나의 예전 룸메이트는 내가 논문 불합격에 이혼, 친구의 죽음, 엄마의 사고 등 겹겹으로 안 좋은 일을 당했을 때 가장 가까이 있었던 친구이다. 이혼하고 나서 갈 곳이 없었을 때도 자기 집에 짐을 놓게 해 주었고 논문을 다 쓸 때까지 이 집에서 살아도 된다고 해주었다. 고마웠다.

그 친구는 아침은 꼭 먹어야 한다고 했다. 나는 먹어도 안 먹어도 상관없다. 문제는 얘가 먹을 때마다 자기 친구 흉을 그렇게 많이 보는거다. 그 장단에 맞춰줘야 하는게 짜증이 났다. 이걸 계기로 나는 조금씩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나는 내 문제만으로도 버거웠고 그걸 보이지 않으려고 무척이나 애썼는데, 걔는 그런 나를 보는 것도 짜증이 났던거 같다. 내가 자기 집에 사는 이상, 자기 생활에 다 맞춰줘야 한다고 생각한거 같았다. 나는 비참했다. 나도 절반 집세 내면서 사는데, 왜 얘 장단에 다 맞춰줘야 하는가.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나가달라고 말했다. 2-3달 안에 나가면 된다면서 천천히 찾아도 된다고 했지만, 나는 2주만에 집을 구해 나갔다. 그 이후로 한번 우편물로 연락이 왔고, 나도 그 친구도 연락을 안 한다.